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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우리의 꿈

얼마 전, 남미의 한 국가에서 빈민 선교를 하는 선교사의 사역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나라도 가난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빈민촌에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학업을 돕는 선교사의 보고와 설교, 그리고 동영상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 빈민촌 아이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반듯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큰 울림을 주었다. 동영상 속 아이들은 선교센터에 열심히 모이고 신실한 성도로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선교사는 자신의 꿈이 그 아이 중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안 되면 상원의원이라도 나오길 기도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오래전 한국교회에서 벌어진 ‘고지론’과 ‘미답지론’ 논쟁이 생각났다. 간단히 말하면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고지론과 주변의 낮은 곳을 섬겨야 한다는 미답지론의 충돌이었다. 많은 목사와 기독 언론이 이 논쟁에 참여했지만, 이제는 시들해진 지 오래됐다. 문제는 고지론을 따라 높은 곳에 올라가서 과연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영향을 끼친 것이 얼마나 있느냐는 것과 더불어, 낮은 곳에서 스스로 의로운 척 살며 고지에 선 자들을 비하하는 것이 비성경적 아니냐는 것으로 압축되었다. 결국, 둘 다 필요하다는 식으로 모호하게 마무리된 것이다.   아이티에서 고아 양육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관점에서, 아이들이 성장해 나라를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에 선한 그리스도인의 영향을 끼치며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분명히 기도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이 대통령이 되거나 세상의 높은 자리에 오르게 해달라고 기도해 본 적이 없다. 우리의 꿈은 그저 아이들이 자라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토록 어려운 형편 가운데서도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들이 세상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좀 더 나은 능력으로 다른 이들을 돕고 살 수 있는 건강한 사회인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당장 끼니가 어려운 가운데서 어떻게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는 것도 아이들이 장래를 꿈꾸며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대통령이 되는 아이가 나올 수도 있고, 나라의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높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꿈은 아니다.   우리의 꿈이 어떻게 보면 소박한 것은 지금 당장 먹고살기 어려워서, 총탄이 날아다니는 생존의 사선 위에서 살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애초부터, 아이티가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땅이었을 때부터, 아이들이 자라 높은 자리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심장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품고 사는 신실한 성도로 살기를 바라면서 고아 사역에 집중했다.   아이티 고아들이 대통령이 되는 꿈이 아니라, 까마득한 세월 동안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헐벗고 굶주리는 이웃들을 그리스도인으로서 품고 사는 시민이 되는 것이 우리의 진실한 꿈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야망을 하나님의 비전으로 포장하곤 한다. 많은 기독교인이 높은 자리에 오르려 애쓰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한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높고 높은 보좌를 버리고 낮은 땅에 오셔서 낮은 자의 본을 보이셨다.   슬픔과 고통이 가시지 않는 나라에서 아이들이 큰 꿈을 품고 자라길 우리도 바라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꿈은 그들이 높은 자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조 헨리 / 선교사·더 코너 인터내셔널 대표삶과 믿음 아이티가 마음 아이티 고아들 예수 그리스도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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